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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태교여행, 우붓 원숭이숲에서의 특별한 실수

by 가족여행 2025. 4. 24.

둘째 임신으로 휴직을 하고 태교여행을 핑계로 가족 해외여행을 계획했어요. 벌써 몇년 전의 추억이 되었는데요,

태교여행을 직항으로도 7시간이나 걸리는 발리로 여행지를 정한 것은 첫째 아이의 영향이 컸어요.

첫째 아이가 동물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었어요.
우붓 원숭이숲, 마라리버 사파리 롯지, 돌고래 보호소 등등..

아무튼 오늘 이 포스팅에서는 우붓 원숭이숲에서의 소중한 추억과 어이 없는 실수로 큰 사고가 날 뻔한 경험까지 풀어보겠습니다.


 

아이와 함께한 우붓 원숭이숲

설렘으로 가득한 원숭이 숲으로의 첫 발

우붓 원숭이숲(Monkey Forest)은 발리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로,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수백 마리의 원숭이들과 직접 가까이에서 교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아이와 동물, 자연을 함께 경험해보자는 생각에 가볍게 들렀던 이곳이, 결국 저희 가족에겐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남게 되었지요.

다섯 살 여자 아이들이 그렇듯 저희 아이도 머리띠, 머리핀 등 헤어악세서리를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주의사항에 작고 반짝거리는 것, 선글라스를 조심하라고 해서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들어갔어요.

아이는 분홍색 리본이 달린 머리띠를 하고 있었고, 아기 원숭이가 보여 "너무 귀엽다."하면서 지켜보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한 원숭이가 아이의 머리띠를 노리며 다가왔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딸의 머리에 손을 얹고 머리띠를 꾹 누르며 막았고, 원숭이는 한참 동안 당기더라고요. 아이는 놀라면서도 정말 신기하고 재밌다며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한참 있더라고요. 원숭이는 당기고, 저는 누르고, 아이는 가만히 있고, 한참 그러고 있다가 원숭이가 포기하고 물러난 후 저희도 걸음을 옮겼답니다.

그 원숭이가 다행히 공격적이지 않았지만! 만약 공격적이었다면 그냥 머리띠를 줬을 것 같아요.
그러니 조심 또 조심, 안전이 최고입니다.



‘원숭이 셀카’? 동물과 함께 찍는 가족 셀피의 추억


우붓 원숭이숲에는 ‘Monkey Selfie Spot’이라고 불리는 셀카 명소들이 있어요. 미리 티켓을 사서 제출하면 원숭이들이 사람들 어깨에 올라가거나 옆에 앉아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현지 직원분들이 도와줘서 저희도 체험해봤어요.

아이가 너무 좋아했답니다.

저희 가족도 원숭이와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데요, 사진 속 저희 표정은 긴장 반, 웃음 반이에요.
첫째 딸은 원숭이가 셀카 찍는 것처럼 나온 사진을 보며 정말 신기해했고, 덕분에 한동안 아이 앨범엔 ‘나랑 원숭이랑’ 사진이 가득했어요.



순간의 실수, 대장 원숭이(?)와 마주하다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아이가 배고프다며 칭얼대던 순간이었습니다. 원숭이숲에서는 음식을 꺼내지 말라는 경고가 아주 명확하게 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저도 모르게 아이가 배고프다는 말에 가방에서 과자를 꺼내게 되었고, 그 순간 마치 대장처럼 보이는 크고 힘센 원숭이가 어디선가 달려왔습니다.

놀라운 속도로 달려온 원숭이는 제 손을 밀치고, 첫째 딸의 얼굴을 발로 짓밟듯이 밟으며 과자를 낚아채 갔습니다. 너무 놀라 딸을 안고 주저앉았고, 현지 직원분이 바로 와서 도와주셔서 큰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살짝 긁힌 정도였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희 잘못이 크다는 생각에 민망하고 죄송한 마음이 컸지요. 그 와중에 첫째 아이가 뺏긴 과자가 와사비맛 과자였다고 말해 웃음이 났답니다. 저희 잘못이긴 하지만 저희 아이를 짓밟은 원숭이에게 조금은 쌤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원숭이숲에 가게 되시면 혹시 저희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조심 또 조심하세요!



교훈이 남은 여행 – 아이에게도, 우리 부부에게도


이 여행을 통해 아이도 조심해야 할 상황을 배우게 되었고, 저희 부부 역시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는 더 많은 배려와 주의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여행하기 위해선, 규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여행이란, 사건이 많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결국 남는 건 사람, 순간, 감정이더라고요.
그날의 사건들을 가족끼리 다시 이야기할 땐, 항상 웃음이 가득하고 아이는 “엄마가 날 지켜줬던 날이야!”라며 자랑스레 얘기합니다.



맺음말 – 태교여행, 가족여행의 확장된 의미


태교여행은 단지 엄마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는 ‘사랑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배 속의 아이는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함께한 가족의 따뜻한 마음은 반드시 전해진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미 태어난 첫째 아이에겐, 동생을 맞이하기 전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는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 되어줍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저는 태교여행의 진짜 의미를 다시금 느꼈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웃고 놀고 놀라며 만든 이 추억이 앞으로도 아이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