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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로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삶이란

by 홀리몰리홀리 2025. 6. 21.

가톨릭 신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성당에 나가고,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내며, 내 삶 자체가 하느님께 바쳐진 기도처럼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가치와 문화가 공존하는 시대에는, 신자 개개인의 ‘삶의 방식’이 곧 선교의 중요한 통로가 됩니다.

 

가톨릭 신자는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말씀을 실천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존재로 초대받고 있습니다. 이는 거창한 활동이나 외적인 행동을 의미하기보다는, 오히려 묵묵히 진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그 자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곧 선교로 이어지는지를 함께 성찰해보겠습니다.

 

가톨릭 신자로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삶이란

1. 가톨릭 신자에게 주어진 선교의 책임

선교는 특별한 사람의 일이 아닌, 모든 신자의 소명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선교(Mission)’를 사제나 수도자만의 책무로 보지 않습니다. 교회 헌장인 『하느님의 백성』에서 밝혔듯이, 모든 신자는 세례를 받은 그 순간부터 세상 안에서 복음을 증거할 사명을 부여받습니다. 즉, 가정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삶 자체가 선교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에게 신앙을 강요하거나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선교는 ‘살아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많은 신자들이 "나는 말주변도 없고, 복음을 전하는 게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선교는 반드시 말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선교는 '삶으로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며, 힘든 순간에도 기도를 멈추지 않는 모습은 말로 전하는 어떤 설교보다도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성찰하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려는 노력이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때, 그 삶은 곧 ‘선포’가 됩니다.

 

2. 그리스도의 향기란 무엇인가요?

성경에서 말하는 ‘향기’의 의미

성 바오로 사도는 고린토 2서 2장 15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향기는 단지 좋은 인상이나 덕행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존재 자체가 내 안에 머물며, 나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는 상태’를 뜻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긴다는 것은, 나의 말과 행동, 선택과 태도 속에서 예수님의 정신이 드러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겸손, 온유, 자비, 인내, 그리고 진리에 대한 충실함으로 나타납니다.

내면의 변화에서 시작되는 외적인 증거

그리스도의 향기는 꾸며낼 수 없습니다. 잠시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내면에서부터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꾸준히 묵상하고, 성사생활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며, 기도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분별해 나갈 때, 그 향기는 자연스럽게 퍼져나갑니다. 마치 향수처럼 한 번 뿌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새롭게 뿌리고 가꾸는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신앙의 향기는 가족 안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세상 속에서 조용히 퍼지며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합니다.

 

3. 삶의 태도 자체가 선교가 되는 길

내 삶이 기도이고, 선포이고, 복음입니다

가톨릭 신자로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삶은 결국 ‘삶 그 자체가 선교’가 되는 길입니다. 여기에는 여러분이 제시하신 생각처럼,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가려는 성찰이 포함됩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수양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영적인 실천입니다. 내가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신앙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바친 기도와 인내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의 마음을 열게 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이 곧 선교입니다

세례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받았습니다. 이 이름은 단지 종교적 분류가 아니라,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기도하는 시간을 잊지 않고, 정직하게 일하며, 고통받는 이웃을 기억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며, 곧 선교입니다. 특별한 활동 없이도 우리가 매일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는 세상에 향기를 남깁니다. 이 향기는 억지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와 성찰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신앙의 증거입니다.

 

마무리: 내가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는 삶을 위해

가톨릭 신자는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었고, 그분의 향기를 세상에 전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책임입니다. 선교는 거창한 행위보다, 내 삶의 태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기도하는 삶을 살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 노력할 때, 그 자체로 향기가 되어 세상을 덮습니다. 그리고 이 향기는 사람들의 마음에 하느님의 존재를 일깨우고,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통로가 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의 하루가 누군가에게 ‘그리스도의 향기’가 될 수 있도록 살아가길 다짐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