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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복음 실천 사례

by 홀리몰리홀리 2025. 6. 22.

성경 속 복음 실천 사례 – 말씀을 ‘살아낸’ 사람들

가톨릭 신앙은 단지 교리를 아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복음은 머리로만 받아들이는 진리가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살아내야 할 말씀입니다. 신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도록 부르심을 받았고, 이를 통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복음을 실천한다는 것은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성경 속 인물들을 살펴보며 복음의 실천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경에서 복음을 실천했던 대표적인 인물 5명을 중심으로, 그들이 보여준 삶의 자세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성경 속 복음 실천 사례

 

1. 마리아 – 말씀에 ‘네’라고 응답한 삶

복음 실천은 순종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복음 실천의 시작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천사가 전한 하느님의 뜻 앞에서 마리아는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나 계산된 대답이 아닌, 깊은 믿음으로 “예,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응답합니다. 이 응답은 단순한 수동적 동의가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하느님의 뜻에 맡긴 믿음의 결정이었습니다. 마리아는 복음을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삶으로 받아들였고, 이 순종이 바로 복음 실천의 출발점임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2. 착한 사마리아 사람 – 경계 없는 자비의 실천

복음은 국경과 차별을 넘어섭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비유 중 하나인 ‘착한 사마리아 사람’(루카 10,25-37)은 복음 실천이 이웃 사랑 안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유다인과 원수처럼 지내던 사마리아인이 길가에 쓰러진 유다인을 돌보고, 치료하고, 비용까지 부담하는 이 장면은 진정한 자비는 신분이나 혈통, 종교, 편견을 넘는 사랑임을 가르쳐줍니다. 복음은 ‘누구를 도와야 할까’가 아니라, ‘누구의 이웃이 되어줄 수 있을까’를 묻는 사랑입니다.

 

3. 요셉 – 말없이 책임을 실천한 의로움

복음은 침묵 속에서 드러나는 실천입니다

예수님의 양부 요셉은 성경 속에서 단 한 마디도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행동으로 모든 것을 증명한 사람입니다. 약혼한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사실 앞에서도 요셉은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며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을 보호합니다(마태 1,18-25). 그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하느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며, 책임 있는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합니다. 그의 삶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복음을 실천하는 이의 표본이 됩니다.

 

4. 마르타 – 섬김 안에서 발견되는 복음

일상적 봉사도 복음 실천의 핵심입니다

요한복음과 루카복음에 등장하는 마르타는 자매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을 맞이하는 인물입니다. 마르타는 분주하게 집안일을 하며 예수님을 섬기고, 마리아는 그 발치에서 말씀을 듣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선택을 칭찬하시지만, 마르타의 헌신을 부정하지 않으십니다. 루카 10장에서는 말씀에 집중하는 중요성을 말하지만, 요한 11장에서는 마르타의 신앙 고백(“주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이 성경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즉, 섬김과 봉사의 일상 속에서도 복음은 실현될 수 있습니다. 가정과 일상에서 묵묵히 누군가를 돌보는 삶도 복음을 살아내는 모습입니다.

 

5. 바르톨로메오(나다나엘) – 마음의 진실함으로 주님 앞에 서기

복음 실천은 진실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요한복음 1장에 등장하는 바르톨로메오는 예수님께 “진실한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없다.”(요한 1,47)라는 칭찬을 듣습니다. 그의 삶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적지만, 예수님께서 그의 ‘마음의 투명함’을 칭찬하셨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복음을 실천한다는 것은 먼저 나 자신의 내면이 하느님 앞에서 정직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겉으로는 신앙생활을 하는 듯 보이지만 내면이 위선적이라면 복음은 자리 잡을 수 없습니다. 진실한 마음, 꾸밈없는 신앙은 그 자체로 복음 실천의 기반이 됩니다.

 

마무리: 말씀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내기

성경 속 인물들은 복음을 말로만 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복음을 ‘살아냈습니다’. 마리아는 순종으로, 사마리아인은 자비로, 요셉은 책임으로, 마르타는 섬김으로, 바르톨로메오는 진실함으로 복음을 실천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사명을 받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신실하게 살아간다면, 우리는 이미 복음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성경의 이야기를 닫고 현실로 돌아올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곧 복음이 될 수 있도록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