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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정의와 기적의 성인, 잊지 말아야 할 진짜 이야기

by 홀리몰리홀리 2025. 7. 4.

우리는 종종 ‘성 안토니오’를 “잃어버린 물건을 찾게 해주는 성인”으로만 기억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은, 그 이미지는 성인의 영성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성 안토니오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정의를 외쳤고, 사회의 부당한 구조에 맞섰으며, 설교와 기도를 통해 수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킨 행동하는 복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그저 ‘기적을 일으킨 유명한 성인’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세상 속에서 살았던 참된 신앙인의 모습으로서의 성 안토니오를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 행동하는 신앙인, 말씀이 살아 있던 사람. 그런 성인을 다시 제대로 마주하는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토니오 성인의 삶 – 포르투갈에서 파도바까지

성 안토니오는 1195년,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세례명은 페르디난도(Fernando)였습니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신앙심이 깊었던 그는 청년 시절 아우구스티노회에 입회하며 수도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곧 그는 더 철저하고 복음적인 삶을 갈망하게 되었고, 아프리카 선교 중 순교한 프란치스코회 형제들의 소식을 접하며 깊은 감동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프란치스코회로 전입하며 수도명 ‘안토니오’를 받고,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따르는 길로 들어섭니다.

 

설교자, 수도자, 그리고 행동가

성 안토니오는 단지 기도하는 수도자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당시 많은 성직자들이 권력화되고 타락하던 시대, 그는 강단에서 복음의 진리를 외쳤고, 말씀의 힘으로 회개와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그의 설교는 단순한 위로나 교리 설명이 아니라, 부당한 사회 구조를 고발하고 약자를 향한 하느님의 정의를 외치는 힘 있는 메시지였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파도바에서의 활동은 그가 ‘정의의 성인’으로 불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고리대금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직접 보호했고, 시청에 가서 부당함을 고발하며 사회 구조 개선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기적의 성인’으로 불리게 된 이유

성인의 삶에는 수많은 기적이 동반되었습니다. 병자 치유, 자연의 회복, 사람의 회개, 잃어버린 물건의 기적적인 발견 등은 그를 “기적의 성인”이라 부르게 했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많은 기적이 보고되었으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그를 통해 세상에 흘러들었다는 확신은 교회 안팎에서 굳건히 자리잡았습니다. 성인의 시신을 발굴하던 중, 온몸은 썩었으나 ‘설교하던 혀’만 썩지 않고 보존되어 발견된 사건은, 성인의 삶이 얼마나 깊은 말씀과의 일치 안에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교회가 인정한 말씀의 박사

성 안토니오는 뛰어난 설교가로서, 프란치스코 성인에게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성 안토니오에게 직접 편지를 써 “형제들에게 말씀을 가르쳐도 좋다”고 인가했을 만큼, 그의 지성과 신심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교회는 훗날 그를 ‘복음의 박사(Doctor Evangelicus)’로 선포하며, 말씀의 힘을 삶으로 보여준 인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함께 나눌 이야기들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그분의 삶과 기적, 가르침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시리즈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 2편: “약자를 위해 시청에 간 성인” – 파도바 개혁 이야기와 ‘독이 든 음식’ 일화
  • 3편: “성경은 씹어 삼켜야 한다” – 말씀의 박사 안토니오
  • 4편: 죽은 아이를 살린 기적 – 성인의 전설과 은총 이야기
  • 5편: 하느님의 말씀은 썩지 않는다 – 성인의 혀가 남은 이유
  • 6편: 지금, 나의 삶 속 기적을 위한 성인의 전구 기도와 실천

이 여정을 통해, 단지 성인을 ‘기적의 도구’로만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그의 신앙과 정의, 말씀과 기도의 영성을 나의 삶으로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기적은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성 안토니오의 삶은 놀라운 기적과 성덕으로 가득했지만, 그 기적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당신의 일상 속에서도 정의를 실천하고, 사랑을 나누며, 기도를 삶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성 안토니오가 보여준 진짜 기적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2편에서는 성인의 가장 유명한 정의 실천 이야기, ‘시청에 간 성인’ 일화와 예언적 영적 식별 사건(독이 든 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