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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테마 여행

핀란드 유리 이글루 숙소 – 가족과 함께 오로라를 바라보며 잠든 밤

by 가족여행 2025. 4. 20.

아이와 함께 ‘진짜 하늘’을 보러 떠났던 북유럽 가족 여행

어느 겨울밤, 우리 가족은 거실에 둘러앉아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고 있었습니다. 그 화면 속엔 하늘을 가로지르며 춤추듯 빛나는 오로라가 펼쳐지고 있었죠.
그걸 본 우리 아이가 물었어요.
“진짜로 저런 하늘이 있어?”
“어디서 볼 수 있어?”
그날 밤, 우리 부부는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결국 하나의 이름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핀란드 ‘유리 이글루’ 숙소.

생각보다 멀고, 이동도 복잡하며, 겨울 핀란드는 매우 추울 거라는 걸 알았지만,
‘우리 아이에게 이 순간을 꼭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준비하게 된 여행이었어요.
그리고 결과는? 단언컨대, 지금까지의 어떤 여행보다 감동적이고, 평생 간직할 경험이었습니다.

 

 

헬싱키를 지나 라플란드로 – 하늘길 따라 북극권으로 향한 여정

핀란드 오로라 여행의 관문은 수도 헬싱키였어요.
직항은 많지 않지만, 경유를 거치면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죠.
헬싱키에서 하루 정도 머문 뒤, 국내선을 타고 이발로(Ivalo) 또는 로바니에미(Rovaniemi) 공항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는 진짜 북극권에 발을 들이게 되는 순간입니다.

눈으로 뒤덮인 숲길을 달리는 차량 안에서, 아이는 처음 본 ‘하얀 세상’에 넋을 놓았고, 저희 부부도 마치 동화 속 마을에 온 것 같은 설렘을 느꼈어요.

 

 

유리 이글루 숙소 도착 – 침대에 누워 별과 오로라를 보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Kakslauttanen Arctic Resort(칵슬라우타넨 아틱 리조트).
이곳의 유리 이글루는 반구형 천장 전체가 특수 유리로 되어 있어, 방 안에 누워서도 하늘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아이가 외친 말,
“우와, 여긴 마법사 집 같아!”
실제로 내부는 아늑한 난방과 벽난로, 따뜻한 침대와 심플한 욕실까지 잘 갖춰져 있었고, 추운 외부와는 전혀 다른 편안한 공간이었어요.

 

 

드디어 나타난 오로라 – 우리 아이가 숨죽인 밤

첫날은 흐려서 오로라를 보지 못했어요.
아이도 조금 실망했지만, 다음 날 새벽 2시, 숙소 알림 시스템에서 ‘오로라 출현’ 신호음이 울렸고, 아이를 조심스럽게 깨워 함께 창밖을 바라봤어요.

그리고…
하늘이 열렸습니다.

녹색과 분홍빛이 어우러져 춤을 추는 듯한 빛,
별빛과 어우러진 오로라의 형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고,
아이도 말없이 한참 동안 하늘만 바라봤습니다.

“엄마, 진짜 있었네… 이거 나중에 친구들한테 말해줄래.”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울컥했어요.
사진이나 영상보다 훨씬 강렬한 감동이 눈 앞에 펼쳐졌고,
아이와 그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여행은 이미 성공이었죠.

 

 

이글루의 일상 – 차 한 잔, 눈썰매, 그리고 순록 체험

숙소에서는 단지 오로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겨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한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았어요:

  • 아침: 숙소에서 제공하는 핀란드식 조식. 블루베리 잼과 치즈가 곁들여진 크로아상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 오전: 순록 썰매 체험. 실제 순록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숲길을 달리는 경험은 아이에게도 너무 특별했어요.
  • 오후: 스노우슈 하이킹눈 위 썰매 타기. 설경 속을 걷는 재미는 어른도, 아이도 흠뻑 빠질 수밖에 없죠.
  • 저녁: 작은 사우나를 이용하고, 밖에서 별을 보다 따뜻한 이글루로 돌아오는 시간.

이 모든 일상이 느리지만 깊고, 조용하지만 풍부했어요.

 

 

핀란드 유리 이글루 여행, 가족에게 추천하는 이유

  1. 아이와의 진짜 소통
    → 자연 속에서 전자기기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경험은, 아이와의 대화가 많아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2. 교육보다 더 강한 체험
    → 책이나 영상에서만 보던 자연 현상을 실제로 보는 경험은, 아이의 시야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어요.
  3. 일상에서 벗어난 깊은 쉼
    → 부모로서도 힐링이 되는 여행. 눈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오로라를 보면 감동으로 벅차올라요.

 

이 여행을 망설이는 가족들에게

처음엔 우리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거리도 멀고 비용도 부담되며, 아이가 적응 못할까봐 걱정했죠.
하지만 지금은 단언할 수 있어요.

“이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 최고의 선물이었고, 아이의 마음에 진짜 별빛을 남겨줬다”고.
이 경험을 아이가 언제까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아이와 함께 본 오로라의 밤을.